원희목(사진) 신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옛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16일 서울 방배동 대한약사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권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공익적 기능과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기능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컨트롤타워가 없어 장기적인 육성과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제약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내부자 고발 프로그램 강화 등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원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반도체산업의 규모가 각각 700조원과 500조원에 달하는 데 반해 제약·바이오산업은 1,200조원에 육박한다”며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로 제약·바이오산업의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업계는 세계 7대 제약 강국 진입을 목표로 지금까지 27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현재 민간 투자의 8% 수준인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투자 규모를 선진국의 2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서는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제약업계의 내부자 고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불법 리베이트를 저지른 회원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약업계의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제약기업의 투자 여력이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보험약가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신약 임상연구에 따르는 각종 비용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당국에 요구할 방침이다.
원 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가 지난 2011년 7만4,000명에서 지난해 말 9만4,000명으로 증가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다”며 “석박사 인력이 많은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현행 29세인 청년고용세액공제 대상 연령을 35세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전날인 15일 보건복지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해 공식적으로 협회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해 8월 협회명을 변경하기로 의결했으나 한국바이오협회의 반발 등으로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승인을 해주지 않아 협회명 변경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원 회장은 “‘바이오’가 특정 분야에 국한된 용어가 아니기에 산업별 영역 다툼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협회명 변경은 오히려 다른 바이오 관련 협회와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