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브뤼셀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스퀘어 디 뮤즈8’의 공동 투자자를 찾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올 1·4분기 내 건물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애초 하나자산운용의 파트너는 한국투자증권이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빌딩을 인수하는 건에 무게를 실으며 벨기에 투자 검토를 철회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인력이 한정적인데 파리 노바티스 건물, 워싱턴 나사 사옥 등 여러 건을 진행하고 있어 브뤼셀 투자 건까지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2월 초까지도 투자구조가 확정되지 않는 등 일정이 지연돼 투자를 접었다”고 말했다.
하나자산운용이 구상하는 투자 구조는 에쿼티 투자 1,100억원, 대출 1,400억~1,500억원가량이다. 매각 측이 갖고 있던 대출을 승계하는 구조로 증권사와 기관투자가들이 하나자산운용이 조성하는 부동산 펀드에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고려 중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금을 총액 인수해 되파는 셀다운(Sell-down) 방식을 고려하고 투자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초 한국투자증권이 투자 검토를 철회함에 따라 하나자산운용은 다른 투자자를 찾아 나섰지만 유럽 지역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유럽 부동산 투자 열기가 식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를 검토했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 유럽 쪽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이 투자 건은 회계 등 변수가 많아 클로징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브뤼셀 중심가에 위치한 스퀘어 디 뮤즈8 빌딩은 연면적 약 4만㎡, 지상 11층 규모의 오피스 건물로 EU 의회가 빌딩 전체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EU 의회 의사당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EU 의회가 향후 11년간 입주하기로 계약이 체결돼 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