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도시바 본사 건물에 붙어있는 회사 로고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을 저지하기 위해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도시바메모리’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리나라 산업은행에 해당하는 일본정책투자은행이 분리매각 단계에 있는 도시바메모리에 일부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출자금 마련을 위해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에도 출자를 요구하기 위해 관계기관들과 협의에 돌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도시바에 대한 “정부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정부가 다각도로 물밑작업을 벌여온 셈이다. 공적자금을 포함해 일본 정부가 확보하려는 지분은 34% 정도다.
일본 자본이 지분 34%를 확보하려면 약 6,000억엔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 측은 공적자금 외에 도시바의 자체 자금과 협력업체 출자 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공조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일본정책투자은행이 미국의 재무적투자자와 공동 입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상무장관과 에너지장관은 워싱턴DC를 방문한 일본 경제산업상과 회동해 “도시바의 미국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가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기 때문에 도시바의 재정적 안정은 미국 입장에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시바의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외국계 자본의 최대 지분은 66% 이하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수후보는 10곳으로 압축됐으며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은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제안은 오는 29일 마감될 예정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