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못 잡는 청년들…"한국 입직 나이 OECD 평균보다 3.5살 많아"

첫 입사 연령 만 23.6세…2004년 대비 1.1세 올라

청년들이 첫 직장에 들어가는 나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입직(入職) 연령이 상승하는 요인은 극심한 취업난 때문만이 아니다. 고용시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돼 있어 젊은이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취업을 미루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생산력 감소, 소비 위축, 만혼(晩婚) 증가, 출산율 저하 등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구직자들의 지난해 첫 직장 입사 나이는 만 23.6세로 12년 전인 지난 2004년(22.5세)보다 1.1세 높아졌다. 2007년 23세로 올라선 입직 나이는 2011년 23.5세에 이르는 등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통계청이 산출한 첫 직장 입직 연령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관계자는 “입직 연령은 대졸뿐 아니라 전문대졸·고졸 취업자 전체의 평균치라 언뜻 보기에는 별로 높지 않다고 생각되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3.5세가량 높은 수치”라며 “대졸 취업자들만 따로 놓고 보면 입직 연령이 3~4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은 대졸자 입직 연령을 26~27세로 추산하고 있다.

입직 연령 상승은 청년들의 재정을 옥죈다. 직장생활 시작 전에 이미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을 진 젊은이들은 취직이 늦어질수록 경제사정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학자금 대출 이후 추가 대출을 받는 20대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노동력 감소로 직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한다. 첫 입사가 늦어지면 구매력은 떨어지게 된다. 내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제적 기반이 늦게 갖춰지다 보니 혼인 연령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는 가뜩이나 세계 최저수준인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국의 허리를 휘청거리게 하는 셈이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늦은 취직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각종 지원책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그 결실이 임금격차 해소로 이어져야 입직 연령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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