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탈모 치료제만 꾸준히 먹어도 될 젊은이들이 불필요하게 모발이식 수술을 받는가 하면 모발이식을 했다고 약을 안 먹다가 후회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치료제는 초기부터, 특히 굵은 머리카락이 남아 있을 때 혈압약처럼 꾸준히 먹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6개월~1년 이상 복용하면 90% 이상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에 따르면 이식한 모발은 계속 유지되지만 탈모 치료제를 꾸준히 먹지 않으면 주변 모발에 탈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약을 먹기 귀찮아서 모발이식을 한다’거나 ‘이식을 했으니 이젠 약을 안 먹어도 문제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먹는 탈모 치료제는 남성호르몬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환시키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이 거론되니까 정자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성욕 감퇴, 발기 부전 등을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심 교수는 “장기간의 임상시험 결과 그런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심 교수와의 일문일답.
-조기 약물치료가 왜 중요한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다 없어진 뒤 복용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료제는 가늘어지고 짧아진 모발을 굵고 길게 만들어줄 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카락 수 등에 민감해 초기에 약을 먹기 시작했다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며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태가 나빠진 뒤 후회하며 다시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약을 언제부터 먹어야 하나.
△환자가 판단하긴 힘들다. 의사가 진찰하면서 머리카락 밀도, 윗머리·뒷머리 등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판단할 수밖에 없다. 탈모가 젊어서 진행된 경우일수록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모발이식은 언제 하는 게 좋은가.
△모발이 상당히 남아 있는 경우다. 탈모가 많이 진행된 뒤에는 이식할 모발도 한정돼 있고 효과도 적다. 모발선이 이마 라인 뒤로 후퇴했다면 할 만하다. 젊은이들 중에는 약간의 탈모에도 이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민반응이다. 약으로 충분하다.
-먹는 여성 탈모증 치료제는 마땅한 게 없는데.
△그렇다. 하지만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를 처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효과가 떨어지지만 미녹시딜을 바르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심우영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빗으로 탈모 부위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