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카페24(심플렉스인터넷) 대표.
쇼핑몰을 창업해서 성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지만, 국경이 없는 웹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게 된 만큼 실패하는 창업자들도 많다.
더욱이 최근 정부에서 전기용품에만 적용하던 ‘공급자 적합성 확인(안전특별법에 따른 국가통합인증(KC) 중 하나)’을 의류 등 생활용품으로 확대하는 개정법안(전기안전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쇼핑몰 업계도 어수선하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법안 개정의 취지는 좋지만 의류·가방·신발 등 KC인증을 의무화하게 되면 영세 소상공인과 쇼핑몰 업체는 부담이 크다”며 “소량 맞춤형 생산 시대이자 글로벌 경쟁 시대인 지금은 사전규제가 아닌 자율성 보장의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고객 맞춤형으로 상품을 소량 생산하는 시대인 만큼 일일이 KC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사회에 큰 이익이 될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KC인증을 받으려면 상품 하나당 20만~30만원의 비용이 들고 평균 5일 이상 걸리는 안전성검사 기간 때문에 쇼핑몰 업체들을 포함한 영세 소상공인들의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위해성이 적은 의류·가방·신발 등 생활용품에 대해서는 안전인증을 의무화하지 말고 자율성을 부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징계조치를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가습기 사건 때문에 법이 개정된 걸로 아는데 사전검사를 늘리는 것보다 관리·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안전 문제가 생겼을 때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어떤 규제가 실효성이 없으면 기존의 모든 권위가 무너진다고 말한다. 규제라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으면 안 지켜지게 된다는 의미다. 그는 “과도하게 규제를 많이 하게 되면 오히려 처벌하려는 쪽에서도 봐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KC인증 의무화를 두고 반대 여론이 확산돼 시행일이 1년 유예된 상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배송 속도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는 만큼 시간은 곧 돈인데 KC인증을 받는 절차로 인해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안 되는 것 빼고 일단 다 할 수 있는 방식인 ‘네거티브 규제(원칙적 허용)’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