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산은 주식 매매 계약서·확약서 아직 못받아"…절차적 하자 논란 증폭

서류 미비로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 늘려야 지적도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산업은행이 20일 오전까지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요구한 주식 매매 계약서와 우선매수권 관련 확약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는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다른 배경이 있는지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16일 산업은행 측에 요청한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에게 보낸 우선매수권 관련 확약서를 이날 오전까지도 수령하지 못했다. 우선매수청구권자는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가 맺은 계약 내용 등에 대해 파악할 권리가 있다. 우선매수권 행사는 기존 주식 매매계약을 승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매수권 사용 여부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은 “관련 서류를 곧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박삼구 회장 측이 법적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혀 계약서가 어떻게 활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약서를 박 회장 측에 줄 수 없었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갑갑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주식매매계약서와 확약서를 왜 보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못할 다른 이유가 있는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또 “주식 매매 계약서 등 관련 문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중대한 계약위반”이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주식매매계약서와 확약서를 수령한 이후,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주식매매계약서와 확약서를 제대로 송부하지 않은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우선매수권 행사 기한도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선매수권 행사는 주식매매계약서와 확약서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30일이내에 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까지 나서 금호타이어 매각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국부 유출 논란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쓰지 못해 향후 공정성과 절차적 하자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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