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주특기인 정밀제어·광학기술 등을 활용, 수술로봇 등 첨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금맥 캐기에 나섰다.
IT장비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납품처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본사업과 달리 인구고령화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관련 의료기기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세계 로봇 의료기기 시장은 2014년 59억달러 규모며 연평균 16% 성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모서리를 정밀가공하는 에지 그라인더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미래컴퍼니(049950)는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를 개발, 최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마쳤다. 난이도가 높은 전립선암 수술에 성공함으로써 몸에 작은 구멍만 내고 수술도구를 넣어서 하는 모든 복부수술에 쓸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결과 보고서를 첨부해 품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어서 3·4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결과가 좋고 식약처가 임상시험 업체들에 대한 사전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어 자료보완 요구 없이 80일 안에 승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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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패널·반도체 공정장비 업체인 참엔지니어링(009310)은 암·심장·뇌혈관질환·제왕절개 수술 등을 하기 전 전신마취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CAI)을 개발했다. 뇌파를 측정해 마취된 정도를 숫자(마취심도지수 0~100)로 보여주기 때문에 의사가 마취제 투여량을 적절하게 조절, 의료사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해준다. 마취심도지수가 0이면 뇌사상태에 가깝고 40이상~60 미만이면 깊게 마취된 상태, 60 이상~80 미만이면 진정·수면 상태다. 고대안암병원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해 품목승인을 받았고 건강보험 적용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달말부터 서울대병원 등 7곳에서 실전 테스트와 학술지 게재, 마케팅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하반기에 본격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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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