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 무자격자의 ‘부동산 컨설팅’ 주의보

매도인 모르게 고액 컨설팅
높은 권리금 받아 일부 챙겨
상가·창업컨설팅 사기 빈발
"지자체에 특사경 부여해야"

최근 ‘복덕방 변호사’와 같이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이는 가운데, 또 다른 ‘무늬만 공인중개사’들이 난립해 문제가 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이 주인공이다. 매도인이 모르게 수천만원의 컨설팅비를 챙겨가거나, 권리금을 부풀리는 등 사기 행각도 잇따라 심각성이 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팅은 공인중개사법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현행법은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자가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중개행위를 하면 법 위반이다.


하지만 투자상담과 조언을 제공하는 컨설팅 업체들 대부분은 중개업무도 병행한다. 컨설팅업은 자격 없이 등록 및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물론 공인중개사들이 중개법인을 세운 뒤 ‘컨설팅’이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자격 없이 매매 또는 임대차 계약까지 진행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의 90%가량은 무자격 중개업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격 없는 컨설팅 업체가 중개업을 하면 법 위반”이라면서도 “이런 업체를 적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부 컨설팅 업체의 중개 과정에서 사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가점포를 알선하는 상가·창업컨설팅의 경우 더 그렇다. 법무법인 호율의 배선경 변호사는 “최근 명예퇴직한 직장인들이 나와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컨설팅 사기를 당해 퇴직금을 날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업체라고 해서 무작정 신뢰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거래금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컨설팅비가 숨어 있거나, 컨설턴트가 높은 권리금을 받아 일부를 챙기기 위해 매출을 조작하는 등의 수법을 쓴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올해 2월 서울고등법원은 A컨설팅 업체가 부풀린 매출을 근거로 지급한 권리금을 보상해달라는 B씨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정지욱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동산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지자체가 실질적인 단속을 할 수 있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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