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표는 20일 광주 5·18 민주광장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항쟁은 민주주의의 굳건한 뿌리였다”며 “5·18민주화운동 정신은 (향후 개헌 시) 헌법 전문에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호남의 정권교체 열망에 보답하겠다”며 “가장 확실한 문재인으로 정권을 교체해달라”고 현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지역에서부터 ‘문재인 대세론’을 완전히 굳히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22~23일 43%이던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서서히 올라 이달 15일 조사에서는 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내 2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은 18%에서 11%로 하락해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문 전 대표 캠프 측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해 물러나면서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되자 호남의 민주당 지지층 표심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은 후보 중심으로 결집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호남 지역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최근 급등한 현지의 민주당 지지율을 미처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갤럽의 조사를 보면 15일 현재 민주당의 호남 지역 지지율은 58%로 문 전 대표 지지율보다 11%포인트 높다. 이 격차에 해당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마저 흡수해야 하는 게 문 전 대표의 숙제인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광주와 전남 지역을 에너지 신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며 호남 지역 개발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광주·전남 하면 정치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며 “광주를 미래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문화수도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특별법을 만들어 친환경 자동차 정책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전남 지역에 대해서는 농생명 산업 거점으로 키우고 서남해안관광휴양벨트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안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발전시키고 쌀값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이 곁들여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으로 참가하겠다고 접수한 신청자 수가 20일 200만명을 돌파했다. 접수 마감일인 21일까지는 최대 205만명 이상이 등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 전 대표 측은 “선거인단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경선 결과는 전국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민병권·박형윤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