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로 번진 ‘제2캠퍼스’ 논란

세종캠퍼스를 '분교'아닌 '캠퍼스'로 공시
학생 “학과통폐합·학과이전 등 피해 우려"
학교 "교육부가 올해 대학알리미에 변경
학생들 우려하는 학사제도 개편 계획 없어"

홍익대 학생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세종캠퍼스 제2캠퍼스 전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두형기자


세종시 홍익대 세종캠퍼스(옛 조치원캠퍼스)가 최근 제2캠퍼스로 인가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단결홍익 주권찾기’는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기만하는 홍익대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 이원화를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약 30년간 분교로 운영되던 세종캠퍼스가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제2캠퍼스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홍익대 대학평의원회 회의록에 “교육부가 세종캠퍼스는 분교가 아닌 캠퍼스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분교’로 표시되던 것이 올해부터 ‘제2캠퍼스’로 바꿔 기재됐다.

재학생들은 제2캠퍼스 전환으로 학과통폐합, 학부 이전 등이 뒤따라 피해를 입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분교는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유사한 학과운영이 가능하지만, 제2캠퍼스는 학부 등 학문 영역으로 구분돼 중복·유사 학과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결홍익 주권찾기는 이날 “학과 통폐합은 물론 일부 학부 전체가 이전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좁은 부지와 노후화된 시설 등 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볼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한 홍익대 학생은 “30년간 분교로 운영하던 것을 학생 의견 수렴 없이 캠퍼스로 바꾸는 것은 비민주적인 절차”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학교 측은 세종캠퍼스를 분교에서 제2캠퍼스로 전환한 것은 교육부의 대학평가 점수를 높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실제 세종캠퍼스는 지난 2015년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D등급 이하 대학은 정부의 재정 지원과 신입생 선발 수가 제한되며, 학생들은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 학교 관계자는 “분교로 분류되면 대학평가에서 독립적으로 따로 평가를 받지만, 제2캠퍼스로 분류하면 서울캠퍼스와 통합해 평가를 받기 때문에 평가점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학생들이 우려하는 학과 통폐합이나 이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조만간 학생들에게 이번 조치에 대한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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