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아직 집 살 때 아닌가?”… 은행권 전세대출 급증

봄 이사철 앞두고 2월 전세대출 1조 넘게 급증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두 달 연속 감소
대출받기 어려워진데다 금리 상승 국면 진입에 금리부담↑
“집 살 때 아냐”… 전세로 살며 매매시기 관망

[앵커]

지난달 한 달 동안 5대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이 1조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출이 늘어난 건데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고 최근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주택 구매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살면서 매매시기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했습니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2월말 전세대출 잔액은 35조7,757억원으로 전 달에 비해 1조2,692억원 늘었습니다. 2월 한 달간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지난 2년 동안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이 부쩍 늘어난 것입니다.


전월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늘었습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전달보다 2,815억원,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5,060억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기업은행을 포함한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1월 2조1,048억원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도 8,617억원 감소했습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급증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데다 최근 금리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리 부담이 커진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아직 집 살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즉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당분간은 전세로 지내며 매매시기를 지켜보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매매시장은 잠잠한 반면 전세시장은 거래가 늘고 값이 오르는 등 들썩이고 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 건수는 2만1,479건으로 전 달보다 56.5% 늘었습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4억2,204만원으로 1월보다 51만원 올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도 지난달 2억3,669만원으로 50만원 올랐습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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