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세단 시장 진정한 승자는 SM6”=“고객이 자랑스러워할 차를 만들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이다.” 박동훈 사장이 평소 회의에서 임직원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박 사장이 SUV 열풍에 잊혀진 중형세단 시장에서 SM6라는 히트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철학이 바탕이 됐다.
SM6는 지난해 3월 출시 후 올해 2월까지 총 6만3,941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1위인 현대차 쏘나타(7만8,595대)와는 1만대 이상 차이 났다. 올 2월만 봐도 SM6(3,669대)는 쏘나타(4,629)와는 1,000대 이상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일 국토교통부의 자동차 용도별 통계에 따르면 2월 SM6의 자가용 비율은 91.7%(3,366대)다. 쏘나타 자가용 비율은 32.8%(1,494대)다. 순수하게 개인 고객이 선택한 비중을 보면 르노삼성의 SM6가 압도적으로 많다. .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SM6 개인 고객 비중이 92.6%(5만9,234대)로 쏘나타(50.2%·3만9,483대)보다 1만대 이상 많다. 개인 고객이 SM6를 많이 선택하는 것은 르노삼성의 프리미엄 전략 덕이다. 한 대 더 팔기 위해 SM6를 택시로 내지 않고 개인 고객이 원하는 방향성을 찾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켰기 때문이다. 과거 SM5 성공에도 전략 및 마케팅 부재로 장기간 고전했지만 이런 경험이 오히려 자양분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차효과가 짧은데도 SM6가 출시 1년이 지나서도 꾸준히 잘 팔리는 것은 마케팅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유럽 본토로 수출 시작한 QM6=SM6뿐만 아니라 QM6 역시 박동훈 매직이 제대로 통한 모습이다. QM6가 나오기 전 르노삼성의 중형 SUV QM5의 판매량은 월 500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QM6가 출시된 후 월 2,000대 이상으로 4배가량 급증했다. QM6는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에서 제작돼 80개국에 수출된다. 이렇다 보니 국내 수요를 채우지 못할 정도가 됐다.
르노삼성은 25일 QM6의 유럽 시장 첫 수출 물량을 선적한다. 앞서 남미나 호주 일부에 물량이 공급됐지만 진짜 승부처인 유럽에 데뷔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이 미국에 닛산의 소형 SUV ‘로그’를 수출하는 데 이어 QM6의 유럽 공략이 이어지면서 생산기지로서의 탄탄한 입지도 더 강화될 예정이다.
올 판매 목표는 내수 12만대, 수출 14만대 등 27만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남은 승부처는 ‘클리오’다. 국내에서 인기 없는 소형차에 해치백 모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박 사장 특유의 강력한 마케팅을 주목한다. 전기차 트위지 역시 태풍의 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내수 호조에 수출까지 잘되면서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분위기가 좋다”며 “차별화에 목마른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가치를 전달해주는 전략이 통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