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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있다. K뱅크는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계좌 개설과 예적금 가입을 할 수 있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도 발급받을 수 있다. 대출 역시 시스템이 심사하기 때문에 한밤중에도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바로 입금받을 수 있다.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전화상담도 실시간 제공한다. 또 동네 곳곳에 있는 편의점은 K뱅크의 점포 기능을 하게 된다. 역시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전국 1만여개 GS 편의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도 현금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반기부터 도입될 스마트 ATM에서는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예금과 대출금리 모두가 기존 은행보다 유리하다. K뱅크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와 창구 직원을 없애 아낀 인건비를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로 되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는 시중은행권보다 연 1%포인트 내외 높은 저축은행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출의 경우 사회초년생·대학생·전업주부 등 신용 4~6등급 1,000만명이 주 타깃으로 최대 한자릿수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저축은행보다 연 5%포인트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도 스마트폰에서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받을 수 있다. 펀드와 방카슈랑스 상품도 겸영 업무 인가를 받은 후 취급할 예정이다.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RA) 도입도 논의 중이다.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도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5년 6월 정부가 도입안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처음 빛을 보게 됐다.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성공 여부에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인터넷은행의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24시간 365일 운영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은행과 비슷해서다. 별로 새롭게 내세울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들도 최근 수년간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비해 핀테크(금융+기술) 혁신을 이룬 결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스마트금융 담당자는 “최근 은행들이 모바일과 디지털 금융 쪽으로 갖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서비스 차원에서 크게 차별화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로 4%룰(의결권 기준)에 묶여 자본 확충이 어려워 규모의 경제를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3,800만명 이상 쓰는 카카오톡까지 인터넷은행 영업을 시작하면 은행권 판도도 확 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없지 않다. 또 거대 공룡이 돼버린 기존 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민첩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모바일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보통신 업체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다 보니 젊은 감각으로 무장해 젊은 층을 파고드는 다양한 서비스 경쟁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이 급격히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은 예대마진 역대 최소화로 금리 혜택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예금에 연 0.5~1%만 더 얹어주더라도 장기간의 저금리 상황으로 금리 민감성이 커진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의 통신사 KDDI와 도쿄미쓰비시은행이 합작해 설립한 지분뱅크는 연평균 47.6%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앨리뱅크, 일본 소니뱅크, 유럽 폭스바겐뱅크 등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대표적 인터넷은행을 말하지 않더라도 최근까지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지분뱅크와 라쿠텐뱅크는 모두 산업자본 소유로 성공적인 인터넷은행 성장기를 쓰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신성장 금융산업이 될지, 아니면 시중은행의 빈 공간을 메우는 정도의 새로운 2금융권으로만 머물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국내 은행권에 주는 충격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권형·김보리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