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소재 4년제 30개 대학의 최근 3년간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 채용을 실시했거나 계획 중인 대학은 약 17개 대학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 규모 역시 급속도로 줄고 있다. 2015년 신입 공채 행정관리직 채용 규모는 약 150~160명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지난해 채용된 인원은 약 110~120명 안팎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상위권 대학조차도 채용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3년 중 2년 이상 정규직 채용을 실시하지 않은 대학도 약 10개에 달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교 수익의 전부라 할 수 있는 학생 등록금이 7~8년째 동결되면서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직원 임금을 수년째 동결시킨 대학이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대학등록금이 동결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부터다. 사회적인 ‘반값 등록금’ 요구 여파로 등록금을 올리기가 어려지면서 대학 재정이 어려워졌다. 등록금은 대학 운영수입의 60~70%를 차지한다. 여기에 대학 법인이 수익용 재산 확보와 법인전입금 등에 소홀히 하며 투자 여력이 떨어졌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4년제 사립대학 등록금 수입은 2010년 10조2,640억원에서 2014년 10조3,354억원으로 0.7%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반면 사립대학 법인이 대학에 지원하는 경비인 법인전입금이 운영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와 함께 비정규직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일자리 질도 나빠지고 있다. 사립대학 기준으로 2012년 8,287명이던 계약직 직원은 2016년에는 1만1,265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전체 직원 중 30.9%던 계약직 비중은 2016년 38.3%로 거의 40% 수준에 근접했다. 계약직 증가 인원은 일반직 증가 인원의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원의 인기는 여전히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서울권 대학의 경우 입사 평균 경쟁률은 최소 100대1이 넘는 실정이다. 그나마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세종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몇 년 만에 신입 채용을 실시해보니 만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와 명문대 졸업 등 고스펙 합격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 일반 행정직보다는 회계사, 전문기술 자격증 등 특정 직군만 한정해 채용하려는 경향이 심화돼 일반 취업준비생을 위한 문턱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용·이두형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