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민들이 2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투표가 진행되는 대전 서구청 지하1층 다목적실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권경원기자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문재인 대세론이 이길지 충청 대망론이 이길지 어떻게 알겠어유?”
22일 대전역 주변 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모(54)씨는 충청 지역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텃밭을 지킬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세론을 입증할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충청 지역민들의 성격을 드러내듯 대전·천안에서 만난 시민들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쉽게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안 지사를 향한 호감도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
대전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김모(60)씨는 “누가 더 나은 후보일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도널드 트럼프도 선거 직전까지 대통령이 될지 아무도 모르지 않았나. 안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1위 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충청 대망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전 서구청 경선 투표장 앞에서 만난 60대 부부는 투표를 마친 뒤 “충청에서 이제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투표장에는 20대 초반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끊임없이 방문했다.
천안에 거주하는 남모(83)씨는 “주변 노인들이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보다 낫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충청도 사람이 한 번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충청 대망론보다는 정권교체나 정책 등을 더욱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 서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강모(22)씨는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대선 때문에 최근에 지켜보니 안 지사가 괜찮은 것 같더라”면서도 “주변 친구들은 충청 사람이라고 지지하기보다는 실제로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쪽에 기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안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25)씨는 “안 지사는 자유한국당과 대연정을 한다고 말한 후로 싫어졌다”며 “문 전 대표가 집권 후에도 별 탈 없이 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천안=권경원·김기혁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