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재수는 했지만, 삼수는 안 해" 대선 재도전 시사

연합뉴스
올해 1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박원순(사진)서울시장이 후일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22일 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수는 여러 번 했지만, 삼수는 절대 안했다”며 대선 재도전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 나가면서 ‘나다운 것’을 잘 못 했던 것 같다”며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훨씬 다른 조직이나 개인 비전, 선거 방식을 갖고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모아 범주화(categorize)하고, 브랜드화하고, 서울을 홍보하는 등 한 단계씩 정리하고 넘어가야 했는데 5년간 정신없이 쏟아내고 (그러다) 정리할 시간 없이 어느 순간 대선(준비)에 나가 있었다”며 “이번에 잘 됐어도 새 정치와 국민 기대를 만족 시키는 정치를 못했을 거 같아 (불출마 한 것은) 잘 한 일 같다”고 회고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는 더욱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펼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시장은 “다음에는 속도를 좀 늦출 것”이라며 “대중과 호흡하고 대중의 생각에 맞춰야 하는데 내가 너무 앞서가거나 대중의 인식과 조금 유리된 것이 있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떤 아젠다나 이슈를 이야기할 때 500번을 되풀이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사회 출신 정치인의 역할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시민사회 출신 국회의원들이) 차별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집단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제 역할을 못 하는 것 같다”며 “나도 당에 들어갈 때 세력을 좀 더 모아서 갈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당을 떠날 수는 없지만,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활동한다고 하면 새로움을 만드는, 예컨대 촛불집회가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잘 들려지는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는 새 프로세스와 새 방식이 필요한데 그게 뭘까 고민하고 앞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과 본격적인 정당정치 진출 등을 놓고서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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