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펙 로고/블룸버그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이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런의 아프리카 사업 부문을 9억달러(약 1조원)에 인수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노펙이 셰브런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보츠나와 사업 부문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노펙은 케이프타운 정제소와 수백 개의 가스 정유소 등 남아공 내 셰브런 자산의 75%를 9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시노펙은 셰브런의 보츠나와 사업 부문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이번 거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난 수년간 크게 위축됐던 중국 석유기업이 해외 인수합병(M&A)을 재개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는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는 시노펙과 수익감소로 자산매각을 추진해온 셰브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WSJ는 분석했다. 그간 중국 내 경기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로 골머리를 앓아온 시노펙은 이로써 석유화학 제품을 팔 수 있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 시노펙은 앞으로 아프리카 사업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기술 업그레이드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저유가에 따른 수익악화에 시달려온 셰브런도 남아공 자산 매각으로 경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분석된다. 셰브런 관계자는 “시노펙은 선호하는 인수후보”라며 “제시한 가격이 나쁘지 않은데다 아프리카 지역 선점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