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싱가포르 JAC 인수에 참여했지만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JAC 인수 불발은 롯데 그룹의 대외 투자 확대 측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 M&A를 지속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제기된 만큼 회사의 신인도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이 날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국내 업스트림 석유화학사의 전망과 신용등급 방향성’ 리포트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 상향의 조건 중 하나로 JAC 투자 실행 여부를 제시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해 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상향한 반면 나신평은 지속적인 M&A를 무리한 몸집불리기로 판단하고 지난 2015년 4월 이후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부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안경훈 나신평 신용평가본부 책임연구원(CFA)은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가 ‘순차입금 의존도 15%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안정적’으로 복귀 가능성이 있다”며 “JAC 인수관련 자금 소요를 제외하면 현재 수준의 순차입금 의존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 남은 재무구조 개선이 중요해졌다. 안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6월 이후 예정)까지 추가적인 투자 계획이 없고, 상반기 실적이 개선된다면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JAC 인수 시 예상되는 재무 부담이 크고 말레이시아 자회사 LC 타이탄 상장에 의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미진할 때는 등급 하향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