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없던 女프로골프 1년공백 메웠다...KLPGA, 김상열 호반 회장 체제로

스물여덟에 차린 회사, 20여년 만에 시공평가 13위 건설사로 성장
남자투어 후보 사퇴 이후 1년여 만 여자투어 수장으로

김상열(왼쪽) 호반건설 회장 /연합뉴스


1년 이상 수장 없이 투어를 운영해온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김상열(56) 호반건설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게 됐다.

KLPGA는 “오는 27일 정기총회에서 김상열 회장이 제13대 회장에 취임한다”고 23일 밝히며 “오랜 기간 공을 들인 끝에 모셔온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KLPGA는 전임 수장인 구자용 E1 회장의 연임 포기 이후 약 1년의 공백을 마감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그동안은 국내 1호 여자프로골퍼인 강춘자 수석부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자 지역민방 kbc를 소유하고 있는 김 회장은 ‘골프에 애정이 깊은 인물’로 알려져 왔다. 경기 여주의 스카이밸리 골프장과 하와이 와이켈레 골프장을 운영 중이며 호반건설 골프단도 창단해 남녀 프로골프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15년 11월 국내 남자 투어를 운영하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적도 있다. 당시 김 회장의 당선은 낙관적으로 보였으나 양휘부 후보(현 KPGA 회장)가 등장하면서 경선 분위기로 흐르자 김 회장은 후보에서 사퇴했다. 그는 “KPGA가 협회운영과 관련한 불신과 갈등으로 양분돼 선거 과정도 특정집단 간 세력대결 구도로 변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졌다”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선거관리위원들은 불공정 선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김 회장의 기권 이후 전원 사퇴하기도 했다. 선관위원들은 방송기자 출신인 양 후보에 대해 언론사 경영인들과 광고주들이 지지를 선언한 문건이 유권자인 대의원들에게 배포됐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KPGA 회장에 나서려던 당시 “KPGA 투어 9개 대회를 신설하고 총상금 규모도 80억원 이상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스물여덟의 나이에 회사를 차리고 20여년 만에 중견 건설사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의 추진력을 보면 빈 공약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조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중소건설사에서 일하다 1989년 직원 5명으로 회사를 차렸고 이렇게 탄생한 호반건설은 2016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올랐다. 김 회장 체제의 KLPGA 투어는 다음 달 6일 국내 개막전을 시작으로 새 시즌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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