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대자산운용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키움증권(039490)·아프로그룹 등 10곳의 후보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현대저축은행 LOI 접수에는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를 비롯해 3~4곳의 후보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KB금융지주 내 계열사와의 업무중복으로 매각 대상에 올랐지만 매각 진행상황은 엇갈린다.
현대자산운용은 대체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로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가 약 7조6,000억원으로 전통자산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운용업을 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나 키움증권 등이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반면 현대저축은행은 이렇다 할 경쟁력이 없다. 서울 강남 본점을 비롯해 목동·송파·분당 등 요지에 지점이 있지만 중점을 둔 중금리 대출 사업 시장이 포화상태라 성장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매각 측의 최소 기대금액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2,500억원 정도. 이는 잠재적 인수후보들에 부담으로 작용해 지난해 말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매각 측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매각대금을 2,100억원 수준까지 낮춘다는 입장이지만 인수후보들이 제시한 최대 금액은 1,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국내 금융권이나 건설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금융사가 인수할 경우 부실대출을 조절하지 못해 경영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대부분 전략적투자자(SI)들이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자산운용과 달리 현대저축은행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계 PEF가 적극적이지만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 2013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HK저축은행이 부실대출 자산을 정상으로 분류하며 충당금 278억원을 덜 쌓은 뒤 외국계를 포함한 사모펀드 전체가 금융당국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가 실적을 가장하기 위해 부실대출을 정상으로 분류한 것”이라면서 “비용을 수익으로 바꾼 사실상 분식회계”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현대저축은행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현대자산운용과 달리 추가로 다른 후보들을 포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를 원하는 PEF들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기존에 투자한 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구조를 짜야 할 것”이라며 “현대자산운용의 기대금액은 500억원 수준이었으나 다수 후보들이 참여한 덕분에 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임세원·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