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삼성동 메디슨 사옥에서 열린 제3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업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메디슨
“사람이 살 게 하는 ‘희망’ 바로 그것이 지금 아무리 지치고 어려워도 살게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저는 이번 주총 사장님 말씀에서 그런 희망이라는 맛을 보았습니다”지난 9월,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 삼성메디슨이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자 급하게 개최된 임시주총이 끝난 뒤 한 주주가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에게 보낸 편지다. 당시 전 대표는 성난 주주들 앞에 직접 나서 흑자전환을 약속했다. 일부 주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지만, 다른 주주들은 ‘한번 해보라’며 믿음을 보내줬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주총에서 삼성메디슨은 주주들에게 ‘흑자 전환’이 새겨진 성적표를 내밀었다. 흑자 전환을 약속했던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열린 임시주총에서처럼 주주들 앞에서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삼성메디슨 24일 대치동 사옥에서 개최한 제3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4·4분기에 매출 831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인 3·4분기 대비 매출은 258억원, 영업이익은 234억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9.8%였다. 8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로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599억원 영업손실 252억원을 기록했다. 남미와 동남아,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의 환율 급락과 유가 하락 등의 요인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전 대표는 이날도 직접 나서 지난해 사업 현황과 올해 사업전략을 주주들과 공유했다. 전 대표는 4·4분기 성과에 대해“ 전반적인 사업 체질 변화를 위해 추진한 5가지 전략 방침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흑자를 약속하며 △제품 경쟁력 강화 △산부인과에 집중된 진료과의 다변화 △대형병원 판매 비중 확대 △저비용·고효율 체질화 △유통구조 지속 혁신 등 5대 전략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전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올 한해 양적 성장을 달성, 흑자 전환을 해내겠다는 새로운 약속을 했다. 전 사장은 “실적을 개선하면서도 그간 건전한 산업 구축을 방해해 왔던 유통재고가 40%나 줄었다”며 “공격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체질을 갖췄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략시장·대형병원 중심의 안정적 성장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혁신제품 개발 및 조기사업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제고 △일류화를 위한 역량 강화 등 올해 시장 전략의 기본 방침이 될 ‘5대 중점 과제’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태아·난임 진단 전문병원이나 영상의학과 시장을 공략하고 중국에서는 대형병원 시장을 먼저 선점한 뒤 지방 의원급까지 확산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제품군에도 보급형 제품군 출시와 삼성메디슨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산부인과 외에 영상의학과와 근골격계에 진출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제품도 내놓는다. 또 유통망을 확대하고 세계 최고 수준 병원에도 새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의 흡수 합병과 인적 분할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못한 주주들도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전 사장은 “삼성이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 의료기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제 꿈은 의료기기로 성공을 거둬 삼성의 새로움 꿈을 잉태시키는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라며 “단기간 내 상장이나 합병 검토는 없다”고 일축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