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진은 ‘내성적인 보스’를 하며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 드라마를 하기 전에도 내성적인 ‘은환기’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감량을 했지만, 촬영 내내 내성적이고 말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생긴 심적인 부담으로 몸무게가 더 줄어서 거의 9kg이나 몸무게가 빠졌다. 그만큼 ‘내성적인 보스’는 연우진에게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내성적인 보스’ 연우진 / 사진제공 = 점프엔터테인먼트
“내성적이고 예민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입맛도 떨어지고 몸이 ‘은환기’처럼 되어가더라고요. 말도 없고 내성적인 캐릭터로 로맨틱코미디를 하려다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의문도 들고. 그래서 체중이 확 빠졌어요.”
“‘은환기’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어요. 워낙 내성적이고 보여지는 부분이 적어서 자칫 단선적으로 비춰질까 겁났어요. 내성적이라고 해서 색깔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말이 없을 뿐이지 배려심도 있고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 더 노력을 하는 캐릭터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자유롭게 즐기는 캐릭터로 비춰지길 원했어요.”
내성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현장에서의 연우진도 ‘은환기’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차분하고 말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현장에서의 연우진도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조용하게 지내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 어색해요. ‘내보스’ 촬영하면서 4개월 가까이 말이 없이 살아오다보니. 아마도 2017년 들어서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처음일 거에요. 이젠 제 목소리가 어색하게 들릴 정도에요.”
“촬영 내내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다니다보니 목디스크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번 겨울에는 내내 후드티를 입고 다녀서 따뜻하게 보냈다는 생각도 들고. 촬영장에서도 윤박씨가 저보다 세 살 어리고, 박혜수씨나 이런 분들이 거의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요. 그러다보니 세대차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두려웠죠. 현장에서 제가 말도 잘 안 하고 닫혀 있었는데 다른 배우들이 그런 제 모습을 불편해했을 것 같고. 마침 우리 드라마가 또 소통에 대한 드라마잖아요? 그래서 중반 이후부터는 일상적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건네며 다가가려는 노력도 했어요.”
‘내성적인 보스’ 연우진 / 사진제공 = 점프엔터테인먼트
‘내성적인 보스’는 시작부터 심한 내홍을 겪어야 했다. ‘치즈인더트랩’을 시작으로 ‘또 오해영’, ‘혼술남녀’로 이어진 tvN 월화 로맨스드라마의 라인업은 ‘내성적인 보스’에 높은 기대치를 요구했지만, ‘내성적인 보스’는 첫 회가 방송된 직후부터 내성적이라기보다 대인기피증에 가까운 ‘은환기’의 캐릭터와 박혜수의 연기력 논란, 그리고 대본의 완성도 등이 총체적으로 언급됐고, 그 결과 중간에 한 주 방송을 쉬면서 대본방향을 수정하기까지 했다.
“속은 상하죠. 안타깝기도 하고. 근데 그 이상으로 충격을 받은 것은 박혜수씨의 모습이었어요. 드라마 시청률이 저조해도 중간에 조금 시청률이 상승할 때면 박혜수씨는 파이팅을 외치면서 기운을 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멋지더라고요. 전 현장에서 최대한 담담하려고 했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 ‘은환기’라는 캐릭터처럼 무게를 잡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그런 아쉬움들이 저에게는 앞으로를 위한 동력이 될거에요. 시청률이 부진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것에 대해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어요. 언젠가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이죠.”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