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폐지 파동...국내 골판지포장업계 '죽을맛'

중국 스모그 정책에 제지공장 폐쇄..수급난 악화
수출량 급증하면서 1년새 폐지값 36% 급등
골판지포장업계 "거래처 관계때문에 단가 인상 못해"
기업들 실태 조사..피해업체는 하도급거래법 적용 추진

국내 폐지의 중국 수출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국내 골판지포장업계가 수급난에 허덕이고 있다. 폐지 값은 뛰고 있지만 골판지포장 납품단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관련 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24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으로 수출되는 폐지가 2만5,001톤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물량(9만2,911톤)의 27%에 달하는 수준이다. 골심지와 라이너 역시 중국 수출량이 급증해 수출단가도 14~22% 가량 크게 올랐다. 폐지의 경우 지난해 2월 1kg당 수출단가는 81원이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에 101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폐지 등의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중국이 스모그 감축 정책으로 제지공장을 폐쇄해 현지에서 골판지 파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신대양제지 화제로 골판지 가격이 20~30% 가량 오른데 이어 중국발 폐지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국내 골판지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중국이 폐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국내 폐지자원은 원료재고량이 1~1.5일분에 불과해 골판지원지 생산업체들은 생산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조합측에 따르면 골판지원지 가격이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거쳐 39.3% 인상되면서 골판지 상자 인상요인이 20.6% 발생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내 골판지포장 납품업체들은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단가 인상에 나서지 못해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납품단가를 현실화시키지 못하는 기업을 조사할 것”이라며 “피해업체가 접수되는 대로 하도급거래 공정화법에 따라 납품단가연동반영 조정신청업무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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