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NH투자증권(005940)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 지은 김원규(사진)NH투자증권 사장의 올해 목표는 튼튼한 투자은행(IB)이다. 연임 축하 인사를 나누며 그는 “안정적인 자산관리부문(WM) 수익기반을 위해서는 IB부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현재 상품구조로는 전쟁 같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해외자산을 가지고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증권사는 해외자산을 발굴(소싱)해 상품화해 기관투자가와 초고액자산가에게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사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IB가 탄탄해야 한다”며 “IB가 딜게이트(Gate) 역할을 해주고 상품을 기획해서 영업까지 연결하는 3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살림에 대한 질문에 김 사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채권금리가 오르며 채권투자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주식시장도 코스피지수가 최고가를 경신하더라도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주식시장이 활황이더라도 거래량 자체가 줄었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전화주문까지도 수수료 경쟁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독보적인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5%이상의 수익을 주고 증권사가 1~2%가량의 마진을 남겨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범용상품으로는 결코 경쟁이 안된다”며 “차별화된 특별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시해야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의 상품에 대한 욕심은 NH투자증권내에서도 유명하다. 2009년에는 WM사업부 대표로 취임하고 2년 뒤 2011년 메릴린치 서울사무소의 프라이빗뱅커(PB) 조직을 흡수해 지금의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출범시켰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등 해외투자형 상품을 중심으로 NH투자증권이 고객자산관리에 초석을 닦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 사장은 초대형IB들의 ‘몸집’경쟁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IB가 출연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을 달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 자기자본의 200%까지 허용되는 발행어음 등을 통해서 당분간은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은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통합 출범하며 6조7,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달성한 미래에셋대우에 1위 자리를 넘겨준 상태다. 김 사장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등은 늘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당장은 아니라도 장기적으로 8조원의 초대형 IB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