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 같은 함성으로 열기 후끈...文 압승 발표되자 함성, 야유 뒤섞이기도

■현장 스케치
7,000여명 체육관 가득 메워...文 파랑·安 노랑·李 주황 물결
부인·가족들 총출동해 장외전...상대 후보에 야유 '과열'양상도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대회가 2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렸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위부터)./연합뉴스


“이 투표는 전부 무효다” VS “문재인 대세론의 당연한 결과다”

27일 저녁 7시경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0.2%의 득표율을 거뒀다는 민주당 호남 순회 경선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투표가 진행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은 순식간에 함성과 야유가 뒤섞였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함께 응원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나눈데 반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들은 축하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이 시장 지지자들은 “문재인은 박근혜다”, “전부 부정선거라 이 투표는 무효다”라고 외치며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하기도 했다. 과열된 경선 열기가 앞으로 충청과 영남,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경선에서도 이어질지, 화합으로 변할지 여부에 따라 경선 이후 당 결집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명의 대선주자 세력간 신경전은 이날 경선 초반부터 시작됐다. 시작 전부터 약 8,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은 투표 대상인 1,939명의 대의원 규모를 훌쩍 넘어 7,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지지자들은 주자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지만 결국 과열된 경쟁 양상으로 흘러갔다.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하나의 팀’이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체육관은 형형색색의 물결로 덮였다.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들은 파란색의 응원막대를 들었고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머플러, 이재명 성남시장은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각 주자들을 응원했다.

특히 후보들이 등장하자 스피커 소리 없이도 체육관 내 육성으로만 최고 90~100데시벨(㏈)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90~100㏈은 천둥과 막 이륙하는 제트기 소리와 비슷하다.

지지하는 후보자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시작된 응원전이 과열된 것은 당 지도부가 소개되는 시점부터였다. 친문 성향의 최고위원이 참석했다는 사회자의 발언이 소개되자 이 시장 측과 안 지사 측의 지지자들은 일부 야유를 보냈다. 문 전 대표 지지자들도 친문 성향의 지도부가 소개될 때만 큰 박수로 환호했다. 경선을 거치면서 지지자들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평가에 대한 방증이다.

각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더욱 큰 목소리로 지지하는 후보를 연호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연설을 할 때 야유를 보내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주자의 이름을 외치는 등 응원전은 과열 양상으로 변해갔다. 후보자 간 연설이 끝나고 각 주자들이 체육관 일대를 돌며 인사를 하자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지나갈 때는 야유와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 시장 측 일부 지지자들은 기자들을 상대로 욕을 하기도 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안 지사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연호하며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시장 지지자들은 야유를 보내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각 주자의 부인과 가족들도 총출동해 장외전을 펼쳤다.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씨는 행사장에 들어와 지지자들과 기자들을 찾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안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와 아들들도 안 지사를 도와달라며 행사장을 누볐다. 이 시장의 부인 김혜경씨 역시 이 시장과 함께 지지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했다. /광주=박형윤·박호현기자 mani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