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의 전면적인 폐기를 목표로 한 유엔(UN) 핵무기금지협약 협상이 27일(현지시간)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이 이에 대놓고 반대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전 세계가 당면한 안보 위협을 고려할 때 핵무기금지협약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헤일리 대사는 취재진에게 “어머니이자 딸로서, 나도 가족을 위해라도 핵무기 없는 세상을 원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무기금지협약에 찬성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며 “우리는 정말 우리가 당면한 위협을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 협약을 추진하는 주체들의 ‘선한 의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이 협약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영국, 프랑스, 한국, 터키와 다수 동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20여개 국가가 이 협약에 반대한다고 보도했다. 협상 개시 투표 때에는 이스라엘, 러시아도 반대했고 중국, 인도, 파키스탄은 기권했다.

세계 유일의 피폭 국가인 일본 역시 핵 군축의 효과적 진전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유엔에서 “핵무기 보유국이 참여하지 않는 상태로 협약을 추진하면 국제사회의 분열만 깊어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작년 10월 123개 유엔 회원국의 찬성에 따라 이달부터 개시된 이 협상은 핵확산금지조약(NPT)와 달리 핵무기의 전면적인 폐기를 목표로 한다.

오스트리아와 아일랜드, 멕시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및 수백 개의 비정부기구(NGO)가 협상을 주도·지원하고 있다.

/이병문인턴기자 magnol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