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된 갤럭시노트7/출처=연합뉴스
갤럭시S8(왼쪽)과 S8플러스 유출 사진. /사진출처=윈퓨처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로 불명예 단종된 갤럭시노트7을 재활용해 판매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오는 30일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공개를 앞두고 전작의 악몽을 털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갤럭시S8 등 신제품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뉴스룸을 통해 회사가 재고로 보유했거나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갤노트7 약 300만 대를 리퍼비시(Refurbished) 제품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리퍼비시 폰이란 불량품이나 중고품을 신제품 수준으로 수리해 저렴한 가격에 다시 출고하는 재생 제품을 말한다.
삼성전자 측은 “그동안 회수한 갤노트7 재활용과 폐기에 관해 세 가지 원칙을 확정했다”며 “리퍼폰으로 판매해 대여폰 등으로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리퍼비시폰의 경우, 원칙은 수립했으나 국가별 규제 당국과 통신사업자 간 협의가 필요하고 시장 수요를 고려해 판매 시장과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 활용하겠다”고 했다. 재사용이 가능한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을 추출하는 전문업체를 통해 테스트용 시료 제작 등의 용도로 판매,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1월 23일, 갤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를 제외한 갤노트7 제품 자체에선 발화 문제의 연관성이 없었다고 밝혔던 만큼, 갤노트7을 재사용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신제품과의 수요잠식을 우려해 인도나 베트남 등 신흥시장에 리퍼비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노트7이 프리미엄급 사양을 갖춘 제품인 만큼 중저가폰이 주류인 신흥시장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면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북미나 한국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 비중이 높은 국가의 소비자들이 갤노트7 성능과 디자인에 만족했었던 만큼 ‘해외 직구(직접구매)’ 방식을 통해 들여오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노트7을 회수하기 위해 충전율을 제한하는 등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제품에 만족한 일부 소비자들이 반납을 하지 않기 위해 버티면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발표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겁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다면 직구라도 해와야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리퍼폰이 한국에서 정식 판매될 가능성은 작아보인다”면서도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제품과의 수요 잠식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다만 직구로 들여오게 되면 고장이 났을 때 사후지원이 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