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현장서 나온 유해는 '동물뼈'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일부가 발견된 반잠수선 갑판 위에 세월호 선체가 누워 있다. 해양수산부는 28일 반잠수선 갑판 위 세월호 선수를 받치는 반목 주변(사각형)에서 유해와 유류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수부는 몇 시간 뒤 이 유해가 동물의 뼛조각으로 확인됐다고 했다./진도=연합뉴스


28일 오전 세월호를 싣고 있는 반잠수선 갑판에서 뼛조각과 신발이 발견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해가 맞다면 침몰한 지 1,027일 만에, 295번째 희생자가 발견된 2014년 10월28일 이후 883일 만에 296번째 시신 발견이었다. 하지만 유골은 동물의 뼛조각으로 밝혀졌다.

해양수산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검증 결과 세월호가 실린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발견된 유골 7점은 동물 뼈로 확인됐다고 이날 오후 늦게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들은 유골의 외관상 돼지뼈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유골을 수습해 본원으로 옮겨 정확하게 감식할 예정이다.

앞서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8일 오후 4시30분께 진도군청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목포 신항으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 작업 중 오전11시25분쯤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유골 6개와 신발 등 유품을 발견했다”며 “현재 세월호 선체 주변에서 진행 중인 작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팽목항에서 대기 중이던 미수습자 가족은 유해 발견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 세월호 미수습자는 모두 9명이다.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이상 단원고 학생), 고창석·양승진(단원고 교사), 권재근·권혁규(부자), 이영숙씨 등이다.

뼛조각이 발견된 지점은 세월호 선수부 조타실 부분의 인양판(리프팅빔)을 받치고 있는 반목 밑이다. 크기는 4~18㎝다. 해수부는 선수부 개구부 및 창문을 통해 배출된 퇴적물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선체 아래 반목이 있는 구역에 접근금지선이 설치됐고 출입도 통제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광주분원의 법의학팀 6명은 해수부의 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급파됐다. 이들은 오후 7시50분께 현장에 도착해 유골 상태를 살펴본 뒤 동물의 뼛조각으로 결론내렸다. 사람의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면 유골은 수습된 뒤 목포 한국병원으로 옮겨져 대검·국과수에 의해 유전자(DNA)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앞서 이 단장은 “유전자 검사는 해경과 국과수가 실시하게 되는데 시간은 2~3주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과수 확인 결과 발표 후 “혼선을 드리고 소동을 벌인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앞으로는 세월호 작업 현장에 해경이 상주하도록 요청에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세월호 주변에서 왜 동물뼈가 발견됐는지에 대해서는 해수부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화물칸에 동물을 실었다는 내용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 없다. 일각에서는 식재료이거나, 화물차에 신고하지 않은 동물이 실렸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다.

유골수습 현장에 동행했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동물뼈라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당초 유골 조각이 세월호 밖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에 미수습자 9명을 다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계기로 미수습자를 먼저 찾아야 한다는 점이 더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은 28일 오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해경이 언제부터 상주할 수 있는지 상의해 세월호를 반잠수식선박에 고박하는 작업과 날개탑 제거작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을 30일 전후 목포신항으로 출항시키기로 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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