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곽길 입구 현재
다산성곽길 공사 후 조감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숙원 사업인 전통호텔 사업이 첫걸음을 뗐다. 전통호텔이 들어서는 장충동 다산성곽길 주변의 노후 건물을 철거하고 부지 정리에 나섰다. 호텔신라는 오는 2023년까지 전통 호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28일 지난해 3월 서울시로부터 승인받은 서울 도심 최초의 전통호텔 건립을 위한 첫 일정으로 장충체육관과 성곽 사이에 있는 노후 건물 철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산성곽길 초입은 그동안 난개발에 따른 노후 건물들이 진입로를 가로막아 접근이 쉽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 호텔신라가 전통호텔을 건립하기 위해 주변의 노후 건물을 철거하기 시작하면서 본래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는 5월 말 이후에는 다산성곽길로 이어지는 진입로가 새롭게 조성되는 등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의 대표적 문화재인 한양도성 ‘다산성곽길’을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진입로가 새롭게 개설되는 ‘다산성곽길’은 서울시 중구 다산동과 남산 동쪽 능선에 걸쳐 위치한 총 길이 1.1㎞의 구간이다. 한양도성 전체 18.6㎞ 중에서 주요 축성 시기별 성체(城體)의 모습이 원형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중 한 곳이다.
한양도성은 1396년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 등 서울 내사산(內四山)의 자연과 지형을 조화롭게 살려 축성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또 이 지역은 ‘각자성석(刻字城石)’이라는 한양도성의 독특한 축성사를 대표하는 성곽돌이 다량 발견된 장소다. ‘각자성석’은 현재의 공사실명제와 같은 것으로 공사가 끝난 후 그 구간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축성을 맡았던 해당 군현에서 보수까지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축성을 담당했던 군현을 새긴 성곽돌을 뜻한다.
특히 이 가운데 ‘의령시면(宜寧始面)’이 새겨진 각자성석은 삼성과 호텔신라의 창업주이기도 한 고(故) 이병철 회장의 고향 선조들이 620년(1396년) 이 지역을 축성했다는 기록을 보여주는 것. 해당 지역에 있는 호텔신라를 의령군 지역 출신 후손인 ‘삼성가’에서 경영하고 있다는 ‘역사적 조우’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편 호텔신라는 다산성곽길을 재정비하면서 서울시 중구청, 중구 다산동 주민들과 협력해 ‘다산성곽길’을 명소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우선 호텔신라는 5월 서울시 중구청, 다산동 주민들과 함께 ‘제4회 다산성곽길 예술마당 축제’를 공동 개최할 계획이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