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적인 유가 하락세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흥행 성공을 위해 파격적인 감세 카드를 꺼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미국의 증산을 유가 불안요소로 꼽지만 더 위험한 것은 중국 수요”라며 “중국의 수요둔화는 원유시장에 강력한 한방(punch)을 날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셰일 오일 증산과 감산 회의감, 재고 증가 등으로 흔들려 온 원유 시장에 중국발 수요둔화가 더해질 경우 유가는 추세적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12%가량 하락하며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사이클이 2007년부터 2013년 중반까지 가파른 원유 수요 증가세를 실현하다 급락한 과거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2013년 말 중국의 원유 수요둔화는 유가폭락의 전초가 됐다. 월 평균 3억 배럴을 돌파한 중국의 원유 수요량은 고유가, 부채 증가로 자국 경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2013년 말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에 돌입하고 산유국들이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원유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당시 배럴당 90달러선을 웃돌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8개월 뒤인 2016년 1월 30달러선까지 추락했다.
유가 하락으로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에 빨간불이 켜지자 사우디 정부는 ‘통 큰’ 감세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석유사업 소득에 부과하던 세율을 85%에서 50%로 대폭 낮춰 해외 투자가들을 유인하기로 한 것이다. 감세 혜택은 올해 1월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아람코는 매출액의 20%를 사우디 왕가에 납부하고 소득의 85%를 세금으로 내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모하메드 알자단 사우디 금융장관은 “이번 세금 감면으로 사우디가 투자가들의 글로벌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