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로 사실상 대선행을 확정한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며 양자구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보수 진영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표심 다지기에 나서면서 호남에서 시작된 ‘안철수 돌풍’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안 전 대표는 29일 경북 안동 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표 캠프 측의 ‘보조타이어’ 발언에 대해 “본인들이 폐타이어라고 자백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발언은 문 전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이 최근 안 전 대표의 호남 경선 압승을 두고 ‘보조타이어 격으로 지지해준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평소 안 전 대표의 부드러운 어투와 비교하면 매우 강한 어조로 되받아친 셈이다. 이는 이날 충청권 경선을 앞둔 문 전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TK 지역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 전 대표와의 ‘1대1 양자구도’를 만들어 본인이야말로 문 전 대표를 꺾을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점을 적극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안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국민의당의 김동철 의원을 포함한 반문 성향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는 것에 대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되면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집권하기 위해 많은 분이 힘을 합칠 것”이라며 비문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과 영주·예천·대구를 잇따라 돌며 진보 진영의 불모지인 TK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시장 상인들과 만나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대구 서문시장에 3번 들렀다. 대구경북을 찾을 때마다 변화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며 TK 지역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또 본인의 성씨인 순흥 안씨의 본관이 경북 영주에 있다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안 전 대표 측은 경선 총괄기구인 ‘국민캠프’를 본선용 캠프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본선 준비 모드로 돌입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