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드론 띄워 외래병해충 막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GIS 등 전방위 감시시스템 가동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이 선박에 올라 미국산 소맥을 철저하게 검사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1845년에서 1849년 사이 아일랜드에 감자역병이 발생하면서 4년 만에 국민의 20%가 사라졌다. 170만여명이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죽거나 고향을 등지고 떠났기 때문이다. 아일랜드가 순식간에 폐허가 된 것은 주식인 감자에 돌림병이 들어 대재앙이 발생하면서다. 감자에 역병을 일으킨 병원균은 곰팡이의 일종이다. 이 병의 최초 발생지는 1843년 미국 동부였다. 아일랜드는 미국 동부의 감자 씨를 수입했는데 병원균도 함께 들어 왔다. 이를 막지 못하면서 결국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은 시작됐다.

아일랜드 사례처럼 조그마한 병해충이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각국이 외래병해충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식물검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병해충으로부터 국경을 지켜내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최전방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첨단 장치 도입 검토와 식물검역 패러다임 전환 등 전방위 식물검역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30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빈틈없는 병해충 차단을 위해 최첨단 ‘무인비행장치(드론)를 활용한 조기예찰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부착한 드론을 이용해 외래병해충 탐지 및 방제의 ‘골든타임’ 확보를 통해 조기박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예찰의 공간적 한계(도로접근 위험지역 등)와 시간적 한계(소요시간)를 극복하는 동시에 지리정보시스템(GIS), 동영상 자료에 기반한 광역적 외래병해충 분포도도 작성해 틈새를 없앴다.

식물 검역에 대한 보안 개념도 다시 잡았다. 기존 국경 중심의 검역에서 수입 전 위험 경감, 국경검역의 효율화, 유입 후 관리강화 등을 포함하는 ‘생물안보’ 개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이를 위해 개별 병해충 중심의 위험평가에서 종합 위험분석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품목별·경로별·국가별 위험도를 재평가하고 조기대응에 필요한 기관 간 정보공유체계를 마련해 국내 병해충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추진한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외래병해충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연생태계와 농림업을 지켜내는 것은 생물안보와 같다”며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병해충으로부터 우리의 국경의 지켜내는 최전방 감시자라는 책임감을 갖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완벽한 차단막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