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지켜야 한류 커진다] 中 상표브로커가 도용→등록 마쳤다면 무효심판 청구 통해 권리 회복

<중> 도둑맞은 상표권 어떻게 찾을까



#한국 중견 화장품 M사는 자신들의 상표가 중국에서 다수의 상표브로커에 의해 선점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M사는 중국에서 상표출원을 시도했으나 상표브로커의 선등록 탓에 출원을 거절당했다.

상표브로커가 선점한 상표는 문자만으로 구성돼 M사는 선저작권을 주장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M사는 이미 중국 알리바바나 티몰에 입점해 마스크팩을 인기리에 판매했고, 중국 TV홈쇼핑에도 진출한 상태였다. M사는 이를 근거로 중국 상표브로커의 상표권에 대해 무효선고 청구를 진행 중이다.

30일 특허청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표브로커들의 K브랜드 강탈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허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황에 맞게 대응책을 마련하면 빼앗긴 상표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선 자신의 상표가 중국에서 선점된 걸 알았다면 발견 시기별로 대응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만약 한국에서 상표 등록은 완료했고 중국에서 상표를 선점당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 한국 상표 출원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상표브로커의 중국 출원일이 한국 상표 출원일보다 늦었다면 조약 우선권 혜택에 의한 ‘선출원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브랜드는 중국에서의 출원일을 한국에서의 출원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와는 달리 6개월이 경과했고 상표브로커의 중국 상표출원이 진행중인 것을 확인했다면 중국 상표출원이 공고되는 것을 기다렸다가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중국 상표법에 따르면 출원공고된 상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면 공고한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M사의 사례처럼 중국 상표브로커가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면 상표권의 무효선고를 청구하는 심판을 제기해야 한다. 무효선고를 청구할 때에는 증거자료를 무효선고 청구후 3개월 이내에 모두 제출해야 한다. 3개월을 경과한 후 제출하는 서류는 중국 당국이 참고사항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표브로커가 상표만 등록해 놓고 사용은 하지 않는다면 ‘불사용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제도를 활용하려면 상표권이 등록일로부터 3년 이상 불사용되고 있는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

법적 분쟁을 통한 해결 뿐만 아니라 매매협상을 통한 상표권 회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상표브로커들은 상표권을 팔 목적으로 상표권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다만 너무 매매협상에만 의존할 경우 상표브로커들이 과도하게 부당한 조건을 요구해 올 수 있기 때문에 매매협상을 하더라도 이의신청, 무효심판, 불사용 취소신청 등을 병행해 상표브로커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 에이전트·판매상·대리인·현지법인 직원에 의해 상표를 선점당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특수 관계인과의 분쟁에도 잘 대비해야 한다. 다행히 중국 상표법은 특수관계인이 상표를 무단 선점한 경우 이의신청, 무효심판 등을 통해서 그 상표를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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