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됨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이 아닌 ‘수인(囚人) 번호’로 불릴 예정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하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빠져나와 곧장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반 피의자와 똑같은 입소 절차를 밟는다. 박 전 대통령은 교도관에게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받고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휴대한 소지품은 모두 영치한다. 박 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에 쓰인 실핀도 제출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여성 미결수에게 제공되는 연두색 겨울용 수의를 입게 되며 수의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수인번호가 새겨져 있다.

영화에서처럼 ‘머그샷(mug shot)’도 찍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름표를 받쳐 들고 키 측정자 옆에서 수용기록부 사진을 찍게 된다.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를 받은 뒤 세면도구·모포·식기세트 등을 받아 자신의 ‘감방’으로 간다.


서울구치소에는 6.56㎡(약 1.9평) 크기의 독거실(독방)과 6명 내외의 인원이 수감되는 12.01㎡(약 3.6평) 크기의 혼거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일반 독거실을 쓰거나 혼거실을 혼자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의 수감생활 전례와 경호문제를 고려해 별도로 마련된 공간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 1995년 11월 2,30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1.57㎡(약 3.5평) 규모의 독방과 접견실, 화장실 등 3곳으로 이뤄진 공간을 사용했다. 일반 수감자와는 완전히 분리된 별채 형식이었다.

같은 해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당시 안양교도소는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처우를 위해 시설을 일부 개조해 독방, 접견실, 화장실을 준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쓰게 될 방에도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440원짜리 음식이다. 식사가 끝나면 세면대에서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설거지한 뒤 반납해야 한다.

영치금으로 구치소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 재질의 머리핀과 머리끈을, 화장품의 경우 로션, 스킨, 선크림, 영양 크림 정도 구매가 가능하다./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