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 호가 31일 오후 유가족들의 오열속에 목포신항에 접안하고 있다./목포=이호재기자
1,080일 만에 세월호가 항구로 돌아왔다. 이르면 오는 4월6일 선체가 육상으로 옮겨지는 작업도 마무리된다. 지난 22일 시험인양에 돌입한 후 보름 만에 인양작업이 완료되는 셈이다. 이철주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31일 목포 신항 취재지원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선내 유류혼합물 제거와 배수 등 준비작업을 거쳐 4월6일께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할 것”이라며 “거치 작업이 끝나면 방역과 선체 안전도 조사 등을 거쳐 선체 정리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인양작업은 22일 시험인양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해저에서 선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선체가 기울어지고 잠금장치 파손으로 선미 램프가 열리는 등의 돌발 상황이 있었지만 25일 선체는 무사히 반잠수식 선박 위에 올려졌다. 28일에는 미확인 유골이 동물 뼈로 확인되는 해프닝이 있었고 29일에는 기상 악화로 작업이 중단되는 등 악재가 있었다. 이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늦은 31일 ‘마지막 항해’를 시작해 이날 항구로 돌아왔다.
해수부는 앞으로 세월호 선체의 자연 배수 작업과 반잠수식 선박과의 분리, 그리고 선체를 육상으로 옮기기 위한 모듈 트랜스포터(특수 운송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모듈 트랜스포터는 총 462대가 동원되면 한 줄당 76대씩 총 6줄로 조립된다. 육상으로 선체를 옮기는 작업은 소조기가 시작되는 4월4일 진행된다.
해수부는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 쌓인 퇴적물에 유골이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방법을 선체조사위, 미수습자 가족과 협의하기로 했다.
육상 거치가 완료되면 선체 방역과 위해도 조사를 진행한다. 현재 일부 유가족은 해수부가 제안한 ‘객실직립방식(객실 부분만 떼어내 똑바로 세우는 방식)’ 수색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선체조사위 등과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9명 미수습자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계획이 시작된다. 앞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4월10일께 미수습자 수색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30일부터 가동된 합동수습본부는 선내 수색과 신원 확인, 유실물 관리, 유가족 심리 치료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날 예정에 없이 현장은 찾은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미수습자 수색을 최우선으로 작업하겠다”면서도 “(객실직립방식 수습계획이) 전문가들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선택한 방식이지만 선체 진입을 해보면서 보정·보완하고 변경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목포=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