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모태 롯데제과 1967년 창립…초기 호텔·유통 중심 성장=초기의 롯데그룹은 오롯이 신 총괄회장의 천재적인 경영 능력으로 이끌어온 기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1973년에 문을 연 호텔 사업이었다. 호텔은 신 총괄회장과 롯데그룹에 대단한 모험이었다. 당시 국내 관광사업은 기반이 취약한데다 국내 관광자원도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불모지였다. 하지만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신념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에 버금가는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사업을 성공시켰다. 그 후 30여년이 흐른 뒤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국 호텔로는 처음으로 해외 체인을 여는 등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마찬가지다. 1979년 완공한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민들의 소비 욕구와 소비 패턴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 신 총괄회장이 주도한 사업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시 신 총괄회장은 국가 경제의 발전과 유통업 근대화에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백화점 사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의 공격 경영…재계 5위로 껑충=신 총괄회장이 그룹의 기틀을 다지고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마련했지만 롯데가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계기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 일선에 직접 뛰어든 후라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존 롯데그룹이 내수 중심의 기업이었다면 신 회장이 등장한 뒤로는 글로벌 영토 확장과 수출 기업으로의 변모가 특징이다.
신 총괄회장이 기업 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변화와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왔다면 신 회장은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 그리고 재투자를 통해 그룹을 키워나갔다. 1981년부터 7년간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일하며 국제 금융감각을 키운 신 회장은 2011년 그리스 재정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며 미리 자금을 확보해둘 것을 임원들에게 지시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했고 약 1조원을 마이너스 이자로 조달했다.
2004년 10월 롯데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하며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신 회장은 이후 2006년 롯데쇼핑을 한국과 영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켰고 하이마트, 말레이시아 타이탄, KT렌탈, 삼성정밀화학 등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양적 경영에서 질적 경영으로=새로운 50년을 맞는 롯데그룹은 최근 신설된 4개의 사업 부문을 바탕으로 그동안의 ‘양적 경영’에서 벗어나 ‘질적 경영’을 중심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전 세계 경제·산업 분야에 화두로 떠오르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신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며 “새로운 성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발상을 전환하고 사회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롯데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와 신뢰도 높은 상품정보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IBM의 클라우드 기반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고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멤버스가 주축이 돼 앞으로 5년 내 그룹 전 사업에 정보기술(IT)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