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미얀마 보궐선거 승리…집권 1년 중간평가 "통과"

총 12석 가운데 8석 차지
소수민족 지역서만 군부에 밀려

지난 1일(현지시간) 미얀마 서부의 한 투표소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라카인=EPA연합뉴스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연방 상·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남부 소수민족 거주지역인 몬 주에서는 군부 측 정당에 밀린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연방 상·하원의원 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집계한 결과 8개 선거구에서 NLD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NLD 소속 의원들의 내각 진출 등으로 궐석이 된 하원의원 9석과 상원의원 3석을 두고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집권 1년을 맞은 수치 국가 자문역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띄었다.


최종집계 결과 NLD는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에서 하원 5개 석과 상원 1개 석을 획득했으며 중부 사가잉 주에서는 하원 1개 석을, 서부 친 주에서는 상원 1개 석을 챙겼다. 결과적으로 수치에 대한 미얀마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 되었다. 미얀마 상원과 하원 정원은 각각 440석과 224석이며, 수치 자문역과 NLD는 전체 의석의 거의 60%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치에 대한 실망감도 일부 지역에서는 관찰됐다. 앞서 수치와 NLD는 2015년 총선에서 압승함으로써 반세기에 걸친 군부 통치를 종식하고 민주정부를 출범시켰으나, 그동안 주요 정책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우선 과제였던 소수민족과의 평화협정 체결은 진전이 없고, 경제상황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 지역에서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군경이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번 선거에서 NLD가 샨과 라카인, 몬 등 소수민족 비중이 높은 주에서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은 이런 실정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수치 자문역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난 30일 연설에서 “국민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1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면서 “어쨌든 우리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했다”고 강변한 바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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