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문재인 대세론’의 핵심인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줄기”라며 “보수 정권 10년 동안 누적된 적폐를 바로잡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에 유권자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폐청산과 일자리 창출을 수레의 양바퀴처럼 굴리면서 대선 프레임을 짜야 한다”며 “일자리를 통한 민생 문제 해결과 불공정·불평등 해소를 통한 적폐청산은 따로 떨어진 현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본지 자문단은 야권의 적폐청산 구호에 맞서 보수 진영의 후보들은 대체로 경제·안보 위기 극복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야권의 적폐청산 프레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작금의 위기 상황을 안정화하는 이슈”라며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강조하는 경제·안보 위기 극복이 바로 프레임 전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우파 진영이 내세운 카드”라고 지적했다.
채수찬 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 이슈는 시기를 막론하고 항상 선거에서 상수(常數)로 기능하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결국 한국의 미래 성장을 이끌 사람이 누구인지 면밀하게 따질 것”이라며 “국제 정세가 상당히 불안한 만큼 안보 역시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적폐청산보다는 경제 이슈가 선거의 핵심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적폐청산의 핵심 대상이 이미 구속됐다. 청산 대상이 사라진 것”이라며 “경제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실한 방안을 제시해야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각종 경제 지표가 바닥을 맴돌고 있는 상황에서 적폐청산만 외치며 과거에 발목 잡힌 후보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후보에 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제신문의 펠로들은 난무하는 정치공학적 프레임 속에서 정책 이슈가 실종된 측면을 따끔하게 꼬집기도 했다.
채 전 의원은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에 의해 대선이 촉발되면서 정책 이슈는 묻힌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문재인과 비문(非文) 진영의 대결 구도가 가장 중요한 프레임”이라며 “일자리나 외교·안보, 경제 문제는 거의 주목을 못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나윤석·김지영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