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정권 교체위해 힘모을 것" 李 "팀원으로 같은 길 가기를"

文 "경쟁자는 영원한 정치적 동지"
본선같은 예선에 대사급 외빈 북적

3일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수도권 경선이 치러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강원·제주권역 선거인단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하늘색 종이비행기가 하나둘 흩날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문 전 대표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기뻐하며 상징색인 하늘색 종이로 비행기를 만들어 날린 것이다.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이 “문재인 후보가 57%의 득표율로 유효투표수 과반을 득표했으므로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음을 선포한다”고 말하자 문 전 대표의 만면에는 미소가 번졌다.

경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쉬움을 감추고 당 최종 후보로 선출된 문 전 대표를 격려했다. 문 전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함께 경쟁한 세 동지가 저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로 남기를 소망한다”고 말하자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옅은 미소를 띠고 박수로 화답했다.


안 지사는 개표 결과 발표 후 지지자들과 만나 “우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을 걸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비록 경선에서는 패했지만 지지자들이 안 지사가 강조한 민주주의와 통합의 길에 함께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는 위로였다. 안 지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기자들의 말에 “상심한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면서 “저도 정권교체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반드시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개표 결과 발표 후 “우리는 경쟁을 한 것이지 전쟁을 한 것이 아니므로 작은 상처는 빨리 치유하고 팀원으로서 같은 길을 가게 되길 바란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이게 끝이 아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역사를 향해 뛰어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민주당의 수도권·강원·제주권역 경선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색색의 깃발, 나팔소리와 함께 ‘마지막 축제’를 즐기는 응원 열기가 한껏 고조됐다. 선거인단 비중이 가장 높은 수도권에서 열린 경선인 만큼 이날 고척스카이돔에는 약 1만5,000명이 운집했다. ‘본선 같은 예선’에 대한 외교적 관심도 뜨거웠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EU)대표부 대사관 등에서 대사급 외빈들이 이날 행사에 얼굴을 비쳤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총 4회에 걸친 지역별 순회투표에서 대규모 선거인단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완전국민경선 방식의 대선후보 선출을 흥행시켰다는 평가를 얻게 됐다. 경선 현장에서는 일부 지지자들 간 충돌이나 야유 등의 모습이 연출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질서정연하고 성숙된 정치시민들의 모습이 나타났다는 게 정치권의 진단이다. 다만 200만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모으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선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경선비용 절감 문제가 앞으로 또 다른 선거를 치를 때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정·빈난새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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