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목소리 좀 들어주세요"

신동빈 회장 외신과 잇단 인터뷰 "中 사업 계속 하고싶다"
우호적 여론 조성 안간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 언론과 잇달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롯데의 목소리를 외신을 통해 중국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3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많은 오해가 있다”며 “국가 안보 문제로 롯데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그것을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에도 신 회장은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롯데마트 영업정지와 관련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중국 사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신 회장이 최근 잇달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벌써 두 달째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보복 조치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국정 공백 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롯데 역시 다양한 통로로 중국과의 대화 채널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해외 언론을 통해 롯데의 입장을 중국에 알리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신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출국금지를 당한 상황으로 중국을 방문할 수도 없는 처지인데다 그동안 대중국 대화 창구로 활용했던 주한 중국 대사와의 논의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인터뷰에서도 “주한 중국대사와 수차례 만나 현 상황을 논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최근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여는 등 롯데그룹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이 높았다”며 “이를 활용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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