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처럼 20~30대 중 투자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한 ‘금융문맹’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전 국민 금융이해력을 조사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20~30대의 금융이해력(62.0점)이 60대층(64.2점)과 비슷했던 것이다. 20~30대층이 은행과 증권사 문턱을 넘는 것을 무서워하다 보니 금융지식을 쌓을 기회도 사라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여유 있는 부모를 둔 20~30대는 은행과 증권사를 자주 방문해 친해지면서 다양한 투자상품을 소개받고 실제로 투자할 기회도 많은 반면 그렇지 못한 20~30대는 점점 더 금융지식과 멀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20~30대의 ‘투자지능지수(IIQ·Investment Intelligence Quotient)’을 높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 같은 시험으로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처럼 자신의 투자지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적정한 투자방법과 체험, 그리고 투자상품을 소개받아 공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제는 투자할 수 있는 수단도 많고 위험도 다 달라 금융 기초지식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젊은 층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취사 선택해 어떤 상품을 고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젊은 층의 금융문맹이 확산되면 다단계 등 보이지 않는 유혹에 쉽게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금융투자에 대한 정확한 개념 등을 꾸준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