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세계에서 패권국 지위가 바뀌는 과정은 전쟁을 통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미국으로 패권이 넘어간 경우가 대표적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전쟁을 통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절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후 대서양헌장 채택과 브레턴우즈 체제를 통해 미국 중심의 질서가 탄생했다.
한동안 잊힌 투키디데스 함정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때문이다. 중국의 꿈(中國夢)을 내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우선주의’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 도발과 대만 문제, 무역 등과 관련해 상대국을 최대 장애물로 간주하며 연일 으르렁거리고 있다.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두 강대국 간의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과연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할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철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