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수출 낙관 못해 일자리 늘려 소비 회복해야”

일자리,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주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서울경제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내수, 특히 위축된 소비를 회복시키려면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현재 경기를 이같이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완연한 수출 회복세로 전체 수출액이 매월 뛰고 있지만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면 향후 우리 경제를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잖은 상황에서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완만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그간 움츠러들었던 가계와 기업의 심리도 조금씩 호전되는 기미가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경기 회복세를 이끄는 수출의 향후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일자리를 늘려 가계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 부진한 경기를 띄울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은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라며 “수출이 좋아지는데 내수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 총재는 일자리는 앞으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제조업 일자리 수는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업 일자리 수는 그 이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며 “일자리 창출은 이제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업은 영업제한 진입장벽 등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가 너무 많아 이를 푸는 것이 과제”라며 “(이런 과정이) 생각만큼 빨리 진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엔 권 전무와 함께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인형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임지원 JP모간 전무 등이 참석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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