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나스닥만 바라보는 기업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담당자들에게 유명했다.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일찌감치 밝히며 글로벌 투자은행 IPO 담당자만 만났다. 2011년 김범석 쿠팡 대표는 서비스 개시 1주년을 맞아 나스닥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후 2014년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1억달러,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3억달러,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등 잇따라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은 만만치 않았다. 비교 기업인 그루폰이 2011년 20달러로 상장했지만 3일 종가는 3.89달러다.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시장을 바꿀 수밖에 없다. 여기다 마냥 상장을 미룰 수도 없다. 특히 치열한 경쟁 탓에 적자의 늪에 빠진 만큼 테슬라 상장 제도는 새로운 탈출구다. 쿠팡과 티몬의 2015년 영업손실은 각각 5,470억원, 1,419억원으로 전년보다 더 악화됐다. 이달 중순 지난해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적자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는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적자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매출액은 늘고 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는 물론 오픈마켓과 대형마트와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쿠팡의 매출액은 2014년 3,485억원에서 2015년 1조1,33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티몬의 매출액도 1,575억원에서 1,959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두 업체 모두 소셜커머스에서 한발 나아가 전자상거래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처럼 모바일로 물건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쿠팡은 소셜커머스 사업 종료를 선언하고 직매입 서비스와 오픈마켓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티몬은 5,800여개의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금융몰을 열면서 트래픽을 10배 이상 늘렸다. 앞으로도 판매 카테고리 확장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두 업체는 이달 중순쯤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후 예비심사 청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상장 완료까지 통상 3개월가량이 소요되므로 테슬라 1호 상장사 탄생 시점은 이르면 7월로 점쳐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의 적자기업 특례상장 통로인 기술성 평가는 바이오 기업에 편중되는 한계가 있었다”며 “쿠팡과 티몬의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특례 상장기업들의 업종이 다양해져 강소기업들의 상장 문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