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래커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 /블룸버그
2004년부터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을 이끌어 온 제프리 래커 은행장이 비밀 누설 의혹 속에 조기 퇴진했다.
래커 은행장은 4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 비밀 누설 의혹에 자신이 연루돼 있다”며 “오늘 즉각 물러난다”고 밝혔다.
래커 은행장은 “2012년 10월 2일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한 애널리스트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 애널리스트가 차기 연준 회의에서 이야기된 비밀스런 정책 옵션을 파악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시 대화 중 답변을 거부하지 않아 이 애널리스트에게 비밀을 확인해 주거나 인정하는 인상을 줬을 수 있다”며 “항상 투명성과 비밀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번에 그 선을 넘어 후회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어떤 비밀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래커 은행장은 1989년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매파로 활동해왔다. 2004년부터는 은행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을 겪고 대책 마련 등에 깊이 관여했다.
래커 은행장이 올해 초 오는 10월 퇴임 구상을 공개하자 리치먼드 연준은행은 후임 은행장 인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래커 은행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리치먼드 연준은행은 마크 멀리닉스 부행장의 대행 체제로 움직인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