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지수나 특정 섹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파생상품에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이들 상품은 시장을 추종하기 때문에 개별종목 투자에 따른 위험성을 덜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 또는 적립식 투자도 가능해 최근의 시장 상승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달 말부터 거래를 시작한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증권(ETN)이 대표적이다. ETN은 발행사(증권사)가 만기에 특정 기초지수 또는 기초자산 가격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개별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코스피200 등 기초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며 만기 때까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도 유사하다.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ETN은 147개 종목이며 최근 코스피지수가 2,200포인트를 노리면서 수익률이 20%대에 육박하는 ETN도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실제한형 ETN은 원금 손실 우려 때문에 주식투자를 망설이는 개인 투자자에게 적격이다. 만기 시점(1~3년)에 기초지수(코스피200)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사전에 약정된 수준(발행금액의 70% 이상)으로 최저 상환금액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기존 ETN이 ETF를 조금 확장한 수준이었다면 손실제한형 ETN은 ETF와 ELS의 장점만 담은 상품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총 15종목의 손실제한 ETN을 발행하면서 시장이 열렸다. 수익 구조에 따라 △콜 스프레드 △풋 스프레드 △조기상환형 콜 스프레드 △콜 △조기상환형 낙 아웃 콜 △콘도르 △버터플라이 등 7종류가 있다. 이들 상품의 최대 손실률은 -5~-20%, 최대수익률은 10~40%로 설계돼 있다. ETN은 ETF와 동일하게 매매시 증권거래세(0.3%)가 붙지 않는다. 운용보수도 통상 1~2%인 펀드보다 저렴한 1% 미만이 부과된다.
ETN이 도입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투자가 꺼려진다면 시장이 성숙한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TF는 지난 2002년 첫 도입 당시 종목 수 4개, 일 평균 거래대금 32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월 말 기준 상장종목 수 258개, 일 평균 거래대금 6,197억원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2월 말 기준 ETF의 순자산총액은 24조6,161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1,351조8,950억원)과 비교하면 1.8% 수준이며 일 평균 거래대금으로는 13.8%를 차지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말 기준 가장 많이 거래되는 ETF는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KODEX 200’으로 일 평균 거래대금이 1,147억원이다. 이어 ‘KODEX 레버리지’(1,027억원), ‘ KODEX 200선물인버스2X’(513억원), ‘TIGER 200’(428억원), ‘KODEX 인버스’(426억원) 등의 순이다. 같은 기간 일 평균 거래대금 증가 상위 종목에도 코스피200과 코스피 우선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들이 포진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일 기준 KODEX 200의 수익률은 8.3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6.98%)을 웃돌았다. TIGER 200 ETF 수익률도 8.03%로 시장 수익률을 앞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 들어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면서 코스피200 등 시장 지수를 편입한 추종하는 ETF의 거래대금이 늘고 있다”며 “이들 ETF는 주당 1만~3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시장 전체를 사는 효과가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특정 섹터나 투자전략, 해외 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도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 거래소에는 시장 지수 외에도 코스피 업종 섹터(건설·경기소비재·생활소비재·산업재·금융·에너지·화학·정보기술·중공업·헬스케어·자동차) 22종목, 코스피+코스닥 섹터(건설, 미디어통신, 자동차, 은행, 보험, 증권, 화장품, 반도체 등) 20종목이 상장돼 있다. 가치, 성장, 배당 등 투자전략과 관련된 ETF도 47종목이 상장돼 있어 언제든지 투자가 가능하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