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관부 장관이 오늘(6일) 처음 법정에 선다. 이날 재판에서는 ‘문체부 인사 전횡’을 고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증인신문도 예정돼 있어 김 전 실장과 설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의 1차 공판을 연다. 그동안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전 실장 측은 앞서 “좌파 진보 세력에게 편향된 정부의 지원을 균형 있게 집행 하려는 정책”이었다며 “(블랙리스트 작성이)‘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정책으로 직권남용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이는 ‘수혜적 재량 행위’이기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후 재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신청에 따라 유진룡 전 장관이 증언대에 선다.

유 전 장관은 문체부의 직권 남용에 대해 처음 고발한 인물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찍혀 좌천된 문체부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정 등 ‘문체부 인사 전횡’을 폭로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이 부임 후 문화예술계 비판 세력에 불이익을 주라는 지시를 했고 응하지 않은 문체부 간부들을 인사 조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블랙리스트는 실제로 존재했고, 김 전 실장이 이를 주도했다”며 ‘설계자’로 김 전 실장을 지목했다.

이날 재판에서 블랙리스트나 문체부 인사 등을 둘러싸고 김 전 실장과 유 전 장관이 격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