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시장성장 참여 늘리는 연금자산 투자를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글로벌 주식시장이 3~5% 수준의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올 1·4분기를 마감했다. 국내시장 역시 저평가 인식과 기업 이익 호조에 따라 코스피 기준 6.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나아가 주식 투자 비중을 추가로 확대하는 자산배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 전망과 기업실적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 부문은 성과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한다. 그러나 퇴직연금 자산운용 부문은 시장 변화와는 무관한 금융산업의 무인도와 같다. 시장의 5년 국고채 금리가 1.8%인데 퇴직연금은 1년 만기 2%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정상적인 운용으로는 쉽지 않은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대부분의 자산이 1년 만기 원리금 확정 상품에 투자되고 있다. 물론 투자자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립된 갈라파고스화를 부추기고 있다.

월급 중 적립금의 80%를 주식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투자자라도 규모가 큰 상속자산은 80%를 채권에, 20%는 주식에 투자한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월급의 일부분은 자산증식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상속자산은 노후생활을 위해 실질구매력을 유지하는 수준의 안정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연금자산도 같은 이유로 대부분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충당할 만큼 자산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투자가 필요하다.

적립금과 누적적립금을 분리해 투자해보자. 매월 적립하는 적립금은 주식에, 누적적립금은 상속자산과 같이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적립투자는 위험을 분산하면서 시장성장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식의 비중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기를 권한다. 다만 소액의 연금적립금으로는 시장 변화에 적시에 대응하기 쉽지 않아 상품 자체가 시장 성장을 반영하거나 리밸런싱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 성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수형 인덱스펀드나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추가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글로벌 재간접펀드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비중을 자동 조절해 연령별 적정수익을 추구하는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적합하다.

연금자산의 낮은 운용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형 연금자산을 최단기인 1년 만기 저금리 상품에 반복적으로 재투자하는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 또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는 수준의 주식 투자 비중을 확보해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시장전문가들은 연말 기준으로 7% 정도의 추가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연금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시장에 발 내딛기를 시도해볼 만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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