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앨범 커버
‘예쁜 애 옆에 예쁜 애, 예쁜 애 뒤에 예쁜 애’
데뷔 3년이 채 되지 않아 국내 최고의 걸그룹으로 우뚝 선 TWICE(트와이스)를 설명하는 말이다. 모두다 예쁜데다 음악성까지 갖춘 걸그룹으로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노하우가 집대성된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은 트와이스를 ‘별별해부’에서 집중 분석해 봤다.
트와이스는 얼굴만 예쁜 걸그룹이 아니다.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음악 시장이 재편된 가운데 음악은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로 전락했음에도 트와이스의 타이틀곡들은 장기간 음원 차트 1위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심지어 활동을 종료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톱100곡’에 머무는 등 음원 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CHEER UP(치얼업)’(2016.04.25~2016.05.22)과 ‘TT(티티)’(2016.10.24~2016.11.20)는 각각 4주간 1위에 올랐으며, ‘OOH-AHH하게(우아하게)’(2015.10.19~2016.10.02)는 50주, ‘치얼업’(2016.04.25~2017.02.19)은 43주 동안이나 멜론 ‘톱100’ 차트에 올랐다. 또 3월 중순 활동을 종료했음에도 ‘낙낙’은 여전히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처럼 ‘우아하게’, ‘치얼 업’, ‘티티’, ‘낙낙’까지 트와이스가 선보인 모든 곡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것은 JYP만의 탁월하고 선구안적인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JYP가 그동안 선보인 ‘원더걸스’, ‘미스에이’는 멤버 수지와 페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멤버들이 외모보다는 음악성이 돋보였다. 이는 경쟁사들이 외모에만 치중한 걸그룹을 데뷔시키는 것과는 달리 비, 진주, 임정희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을 주로 데뷔시킨 JYP만의 방향이었다. 이 때문에 모두 안 예쁘거나 반만 예쁜 걸그룹이 아닌 ‘모두 예쁜’ 트와이스의 데뷔는 JYP에서는 혁신과도 같았다.
JYP는 우선 대중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갑자기 만들어져 나타난 스타가 아닌 대중이 발굴하고 성장까지 지켜보는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것. 이러한 전략에 따라 트와이스는 데뷔 전부터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대중에게 먼저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팬덤 형성 기간이 단축됐다. 아이돌이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확보하는 등 팬덤을 형성하는 기간이 1990~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길어져 최근에는 3~5년가량이 걸리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와이스 멤버 정연(왼쪽부터), 채영, 다현, 미나, 나연, 모모, 쯔위, 지효, 사나.
데뷔 이후 트와이스는 ‘무제한 팬사인회’ 등을 개최하는 등 팬들과 진심 어린 교감을 하는 데 헌신적이었다. 다른 아이돌이 기계에서 찍어내듯 미소 한번 ‘방긋’하고 사인을 하는 데까지 1분 정도만을 할애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외에도 웹 등 다양한 콘텐츠들로 팬들과 친밀히 소통했다는 점도 대중들에게 호감도를 높였다. JYP의 트와이스 태스크포스(TF) 담당자는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했다”며 “팬과 소통하는 걸그룹에게 대중들이 감동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예쁘고 개성도 있는 9인 9색의 매력을 갖춘 멤버의 구성도 인기 비결이다. 비슷한 느낌의 멤버를 구성하면 팬층이 넓지 않기 때문에 이같이 구성한 것. 나연·정연·모모·사나·지효·미나·다현·채영·쯔위 등 9명 멤버 모두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양한 팬층을 확보했다. 보이시한데 몸매는 좋은 정연, 지켜주고 싶은 막내 동생 같은 채영, 세련되고 청순 외모의 나연, 따뜻하고 귀여운 쯔위 등 트와이스의 멤버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게 다양하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멤버 모두를 좋아해서 트와이스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멤버 하나 둘을 좋아해서 트와이스를 좋아하는 경향이 짙다”며 “이런 면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 9명이나 돼 그만큼 팬층을 넓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가수 출신 박진영 대표의 정체성이 트와이스가 외모로 사랑받는 ‘걸그룹’이 아닌 노래와 춤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로서 인정받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치얼 업’의 ‘친구를 만나느라 shy shy shy’, ‘HEER UP BABY CHEER UP BABY 좀 더 힘을 내’ 등 킬링파트(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부분)가 두드러진 중독성 강한 노래는 쉽지만 세련됐고, 이에 맞춰 추는 춤은 과하지 않게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동시에 선보이며 트와이스만의 정체성이 만들어졌다. JYP 트와이스 TF 담당자는 “가볍고 경쾌한 멜로디에 모든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리고 돋보이게 하는 안무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